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구리전선 알루미늄으로 교체 `韓電의 고민`
한국전력 충북지사 보수운영팀은 지난달 중순 한 농가의 단전 신고를 받고 현장에 나갔다가 황당한 장면을 목격했다. 전봇대 사이에 걸려 있어야 할 300m 길이의 구리전선이 송두리째 없어진 것.직원들은 "누군가 전봇대에 올라가 작업을 하기에 단순한 전기공사를 하는 줄 았았다"는 목격자의 말을 토대로 최근 인적이 뜸한 농경지를 중심으로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구리전선 도난사건으로 결론지었다.
한전이 올 들어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구리값이 오르면서 전국적으로 잇따르고 있는 구리전선 도난을 막기 위해 대응책을 내놨다. 다음 달부터 농 · 어촌 지역의 신규 공사나 노후 전선 교체에 사용되는 전선을 기존 구리전선에 비해 생산원가가 70% 낮은 알루미늄 전선으로 교체키로 한 것.내년부터는 이미 설치된 전선도 알루미늄 전선으로 교체해나갈 방침이다. 한전 관계자는 "구리전선 도난범들은 고철값을 받고 고물상 등에 물건을 넘기는 것으로 추정된다"며 "새로 깔리는 알루미늄 전선은 재매각 가치가 구리전선의 6%에 불과해 도난 방지 효과가 클 것"이라고 설명했다.
한전이 전선을 교체하는 이유는 전선 도난으로 인한 피해가 그만큼 심각해서다. 2007년 이후 지난달까지 전국적으로 발생한 구리전선 도난사건은 총 5387건(3056㎞)이다. 피해액도 68억원에 달한다. 올 들어 전선절도범 신고자에게 포상금을 지급하고 감시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도난 건수는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. 하지만 감시가 소홀한 농 · 어촌 지역 등에선 도난범이 구리전선을 자르려다 감전사하는 사고까지 발생하고 있다.
한전 관계자는 "구리전선 10m를 훔쳐 팔면 2만원 정도를 받지만 이를 복구하는 데는 3~4배가량 많은 돈이 든다"고 말했다.
이정호 기자 dolph@hankyung.com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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